일본 사는 이야기

パパ友 : 파파토모

박씨 아저씨 2024. 1. 14. 13:51

일본에 산지 7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사적으로 알고 지내는 한국인은 한 명도 없다. 친구가 없다는 이야기다. 회사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 같은 일본인이 한 명 있는데, 게임, 육아, 가사, 회사 욕을 테마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종종 술자리를 같이 하며 친하게 지내고 있다.(오해가 있을까 봐 추가 하는데, 일부러 한국인들과 어울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고, 주변에서  한국인을 만날 수 없는 조건인 것 같다. 굳이 만들려고 노력을 안 하는 것도 있는데, 그럴 시간이나 체력이 없다는 게 맞는 말 일듯)

그 외에는 파파토모 라고 해서 딸내미가 다니는 보육원에서 알게 된 딸내미 친구들의 아빠들 2명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 나이 먹고 친구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육아/가사라는 공통관심사가 있다 보니 쉽사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일 년에 3~5번 정도는 아빠들끼리만 저녁에 모여서 술 한잔 하면서 한 세 시간 정도 수다를 떨고 있다.

수다의 대부분은 육아 관련 내용이다. 서로 육아 관련 어려운 점들을 이야기하고, 관련 경험과 정보 등을 공유한다. 육아 외에도 공통점이 몇 가지 있는데, 모두가 40대, 늦게 아이를 낳았고, 모두가 딸내미라는 거, 그리고 모두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공통적으로 게임할 시간이 없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있어도 예전처럼 게임을 할 정신적 체력이나 흥미가 없는 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아무튼 육아 외에는 게임 관련 이야기를 많이 한다. 비율로 치면 육아 7: 게임3 정도일까. 아무튼 어릴 때 좋아했던 게임들 이야기며, 요즘 하는 게임이야기 등 소소한 취미생활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나마 추억에 잠기고, 스트레스도 풀고 한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같이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한국에도 없다 보니(한국의 지인들은 콘솔에 대한 추억이 없어서....) 일본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제도 신년회 한다고 집근처에서 3시간 30분을 떠들다가 왔다. ㅋㅋ 애들끼리도 친하고, 엄마들도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올해는 다 같이 어디 놀러 가자는 이야기도 좀 하고 왔는데, 아무튼 올 해도 친하게 즐겁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