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 이야기

일본 회사 근무 2년을 마무리 하며...

박씨 아저씨 2020. 1. 1. 23:30

일본에 이주하고, 일본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점에 대해서 정리하고, 정보를 공유하고자

시작했던 블로그였는데.... 실상은 그쪽 관련해서는 초반에만 조금 작성하고... 거의 없었다는...

아무래도 가벼운 마음으로 대충 써서 전달할만한 내용이 아닌지라...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핑계로 뒤로 미루고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오랜만에 회사생활하면서 느꼈던 점들에 대해서 몇 글자 적어본다.

 

1. 벌써 2년...

지금의 회사에 2018년 1월 15일 입사를 했으니까, 곧 만 2년이 된다. 곧 3년 차가 된다는 것.

한국에서도 3개 회사에서 근무를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길게 근무한 곳이 2년 10개월이었다.

대략 2년 6개월~2년 10개월 사이로 근무를 한 걸로 기억한다.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아무래도 최장 기록을 갈아치울 것 같다.(사람일은 모르지만, 거의 확신)

그 만큼 일에 대한 보람과 재미를 느끼고 있고, 장래성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2. 내가 하는 일

영업 일을 하고 있다. 기술영업. 

한국에서도 영업일을 한 3년 가까이했었는데, 그때랑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업종, 분야가 다른 것도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예전 일은 자신 혹은 자신의 회사가 갖고 있는 능력을 크게 부풀려서 고객에게 어필하는...

어쩌면 거짓말?을 해가면서 일해야 하는 부분들이 없지 않았다.

영업이라는 게 약간의 허풍도 치고 그런 부분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거짓말을 잘 못하기도 하고

나의 거짓말이 고객에게 민폐로 돌아가는, 실망시키는 일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뭔가, 가슴을 펴고

당당히 일하지 못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회사의 제품력, 기술력, 제안력으로만 일하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의 경계가 분명하다.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분명하지 않은 일에 대해서 고객에게 헛된 희망을 품게 하거나 하지 않는다.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리스크를 확실하게 안내를 하고, 그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방법까지 제안한다.

선택은 고객의 몫이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문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고객이 움직이도록 제안하는 게 나의 일.

그래서 가볍지 않고, 진지하게 고객과 안건에 마주하고 있고, 당당하게 일하고 있는 것 같다.

(회사 아이템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고, 설명하기가 참 쉽지 않다. ㅋㅋ)

 

3. 일본어

일본어는 중학교부터 취미로 시작해서 고등학교 3학년 시점에 당시 JLPT3급에 합격.

직장 다니던 25살 즈음에 JLPT1급 합격. 일본 드라마를 현재까지 약 2000편 정도 봤다. 재미가 있든 없든 봤다.

일본어를 사용한 일을 시작한 건, 32살에 처음이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직장.

약 80% 정도로 일본어를 사용했다. 전화, 메일, 각종 자료 작성, 고객 방문 시 일본어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일본 오면서 일본어 걱정은 거의 안 했던 것이 사실.

실제로 업무에도 크게 문제가 없는데, 수기로 일본어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한문 공부를 좀 하기도 해야 했다.

그런데 역시 일본에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문의 읽고, 쓰는 능력이 몰라보게 좋아지긴 한 것 같다. 

매일매일 어디를 보든 일본어고, 한글이 쓰여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리 된 것 같다.

역시 환경이란 게 무시 못하긴 하는 것 같다.

일본 와서도 블로그 포스팅, 가끔 할머니랑 통화하거나, 근처에 살고 있는 친동생이랑 라인 하거나 하는 경우

제외하고는 한글, 한국말을 사용할 일이 없다. 우리말보다는 영어 쓸 일이 더 많은 듯...

그러다 보니, 한국말 어휘력이 정말 많이 부족해졌다.

블로그 포스팅할 때도 수도 없이 망설인다...;;;;

 

어려운 점이라면, 사투리 문제? 오키나와는 우선 제외하더라도, 홋카이도, 동북지방, 규슈, 칸사이 등

각 지역의 사투리에 가끔 접할 일이 있는데, 솔직히 많이 어렵다. 대부분은 어려운데, 종종 유독 심한 사람들이 있어서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 몇 번이고 되물어보고 하긴 하지만, 역시 어렵다. 

그런데 이건 내가 외국인이라서 어려운 게 아니라, 도쿄 사람들도 못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ㅋ

 

그리고 아무래도 일본어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 업종에서 사용하는 특수 용어들이 문제다.

같은 일본인들이 들어도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말들이 많기 때문에, 그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추가적인 공부는 필수다 보니, 외국인인 나에게도 공부가 필요해진다. 왜냐면 그 말을 모르면 그 업계에선

말이 안 통하니까!!! 

공부에는 끝이 없다...

 

4. 운전

한국에서 운전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면허 따고, 일본에서 운전 처음 하면

핸들위치, 주행 차선 위치가 반대라서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겠다.(실제로 어떨지...)

그런데 한국에서 운전에 능숙한 사람이라면, 일본 오면 운전하는데 문제는 전혀 없을 것 같다.

요즘 아오리 운전이라고 해서 난폭하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거의 대부분은 서로 양보하면서

살살 달리는 경우가 많아서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종종 한국에 가서 택시를 타면 정말 무서움을 느낀다. 한국에 있을 땐 몰랐는데, 정말 난폭하고, 엄청난 스피드다.

거리에는 경적소리가 끊이지 않게 들리고, 먼저 가려고 신경전 벌이고...

일본에서 운전한 지 만 1년 3개월 정도 되었고, 거리로는 약 10000~15000km 정도 한 듯.

그런데 아직 경적을 울려본 게 한 번도 없다. 

종종 신호가 바뀌었는데, 앞차 운전자가 출발하지 않고, 계속 서있는 경우 뒤 차가 빵! 하고

한번 울리는 정도는 종종 듣기는 하지만, 일본 와서 경적소리 들은 것도 한 20번 안쪽인 것 같다.

아무튼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운전경험 있으면 크게 문제없을 듯.

나처럼 일본에서 따도 상관없음. 돈과, 시간이 있다면.

 

5. 주량

한국에서는 보통 소주를 마시지만, 일본에선 맥주, 하이볼, 츄하이 등이 주류다. 

일본 와서 없어진게 주사다. 아니 취할 일이 없다보니, 주사가 있을 수 없다.

일본와서 취한 적이 없다. 인사불성, 기억이 안 나거나, 토하거나 등등

한국에서는 젊을 때는 소주 4~5병 정도, 30살 넘어서는 2~3병 정도가 주량이었다 보니, 취할 수가 없다.

그리고 일본에서 술 마실 때, 한국의 회식이나, 친구들과 마실 때처럼 그렇게 많이 마실 일도 없다.

보통 1차에서 마무리되거나, 2 차가서 라면 먹고 집에 가는 일이 많다. 아니면 2차에서 가라오케 가거나.

술 마시는 양은 엄청 줄었는데, 마시는 횟수는 엄청 늘어난 게 좀 달라진 점인 것 같다.

퇴근하고 한 캔 마시거나, 샤워하고 한캔 마시거나, 라면 먹으면서 한잔 하거나 등등

조금씩 자주 마시게 된 듯. 그래서 요즘은 되려 안 마시려고 노력 중. 혹시라도 통풍 같은 거 걸릴까 봐 ㅋㅋ

이젠 아마 소주도 못 마실 듯. 마시기야 하겠지만, 옛날처럼 마셨다가는 죽을지도 ㅋ

아무튼 회사일 끝나고 동료들과 마시는 생맥의 맛이 제일 맛나다는!!! 그리고 역시 맥주는 한국보다는 일본이 맛있다!!

 

6. 전화

회사 일 하면서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전화다. 전화 일본어. 전화 응대.

일본 사람들도 처음 사회생활 시작하면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부분.

국적을 불문하고 모두 어려워하는 부분이란 이야기다. 외국인이라면 더욱 그렇겠지.

그런데 난 유독 전화랑 안 맞는 사람이라서...

어릴 때부터 전화 벨만 울려도 가슴이 벌렁벌렁 떨리던 사람이라... 짜장면 배달 전화도 할 때마다 긴장.

정말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전화보다는 메신저나, 메일로 연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고객에게 방문 약속 전화를 걸거나 하는 게 정말 어렵고, 하기 싫었고 그랬다.

너무나도 큰 벽, 산이었다. 

그런데 이것도 한 2년 해보니까, 적응이 되더라는.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별문제 없이 하고 있다.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속의 벽, 산이 허물어져서 고객들과의 영업, 업무 전화에 문제없을 대응이 된다는 거다.

하면 되나 봐, 정말!! 

 

두서없이 적어 봤는데... 너무 가벼운 내용뿐인 듯...

그래도 일단 적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