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 잡소리

운수 좋은 날

박씨 아저씨 2023. 3. 3. 10:30

어제 하루 정말 운수 좋은 날이라는 소설이 많이 떠오른 하루였다.(읽어보진 않아지만...)

출발 부터가 좋지 않았다. 별거 아닌 일로 아내한테 한 소리 들었는데, 기분이 많이 다운되었다.(워낙 소심해서 작은거 하나에 하루 종일 기분이 우울하기도 하다.) 아무튼 딸내미가 보육원에 가고 9시에 집을 나섰다.

주차장으로 향하면서 자판기에서 커피를 하나 뽑았다. 150엔. 평소 사용하는 스이카(교통카드)를 집에 놓고와서 현금으로 넣고 뽑아 먹었다.(이게 불행의 시작....)

주차장에서 차를 찾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 들어가는길에 짐을 받을게 있어서 택배 회사로 향한다.(언제 올지 몰라서 직접 찾으러 갔다.)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짐을 찾으러 갔는데, 착불이라서 결제가 필요했다. 카드가 안된단다. 현금박치기란다.(여기 도쿄가 맞나? ) 요금은 짐3개에 5082엔. 내 지갑엔 약 4천엔...동전 지갑엔 900엔...커피를 뽑지 않았으면 결제 가능했는데....

ATM을 찾아 주변 편의점으로 뛰었다. 5분 거리에 편의점이 있어서 돈을 찾고 택배회사로 돌아왔다. 6천엔을 건냈다. 그런데...현금박치기인 주제에 동전은 또 준비가 안되었다....이게 대체 무슨....어딘가에서 동전 지갑을 가지고 와서 주섬주섬 하나하나 꺼내 놓으면서 918엔의 동전을 내주었다. (50엔짜리 겁나많아....그 흔한 500엔 짜리도 없어...)한 5분 걸린듯. 중간에 아 동전지갑 가지러 갔다올까 말까...얼마나 고민을 했던가...

아무튼 결제를 마치고 짐을 찾고 짐을 차에 싣고 출발하려고 하는데...시동이 안걸린다. 응? 뭐지? 별일 아니겠거니 시동을 걸어본다. 그러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계기판에 시동용 배터리가 충전 부족이라고....아....젠장. 오늘 하루 왜 이렇게 되는 일이 없나...신세 한탄을 잠시 하고 조용히 보험회사에 전화를 해서 배터리 충전을 위해서 출동 요청을 했다.

30분간 난 왜 이런가. 내가 대체 뭘 잘 못을 한 것인가...풀릴리 없는 답을 찾아 신세한탄을 하며 보험회사를 기다렸다.

보험회사에서 잘 대응해 준 덕분에 바로 차기 움직일 수 있게 되었으나, 배터리 상태를 알 수가 없기에 시동이 켜진 상태로 가까운 카센터로 직행했다.(매번 정기 검사를 맡기는 곳이다. 토요타모빌리티토쿄) 영엉사원이랑도 이미 이야기가 다 된 상태였다.

그런데...차를 시동이 켜진 상태로 주차를 하자, 정비사가 나온다. 무슨 일로 왔냐고...그래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난색을 표한다. 예약차들로 일이 너무 바쁘다고. 지금 맡겨도 1주나 2주 걸릴지,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자기들 잔업하면서 대응하는데도 너무 바쁘다고.

난 원래 타인에게 잘 화를 내지 못하는 성격이다. 속으로 삭히는 사람이다. 그런데...이날은 진짜 너무 짜증이 나서 좀 큰소리가 나갔다. 쌍욕을 하거나 한건 아니고, 대충 이렇게 이야기 했다. 최대한 침착하게. 내가 여기 계속 이용하는 고객이고, 지금 당장 뭐 해달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그 태도는 대체 뭐냐, 지금 대응 못해주니 나가라는 이야기냐? 그런거냐? 당신이 힘든 건 회사에다가 이야기 하지 왜 나한테 징징대냐....뭐 이런 취지...그래도 태도는 그닥 바뀌지 않았다. 너무 젠틀하게 이야기를 했나? 정식으로 문제제기를 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결국 차를 맡기고 회사로 걸어갔다. (참고로 회사는 가깝다.) 

요즘 일은 너무 많이 쌓이는데, 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상당히 날카로워진 상태이다보니...오전을 통째로 날려버린 어제의 일로 하루 종일 기분이 별로였다. 하루 종일 별로인 기분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 짜증나...이걸 어떻게 풀 수 있을까...오늘 유급휴가인데...전혀 기분이 좋아지질 않는다...일이나 할까보다.

아무튼 요즘 영 즐겁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