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결혼 이야기

3000일 기념 : 사귀기 시작한지 벌써 8년이 지났다.

박씨 아저씨 2021. 3. 28. 21:11

포스팅할 카테고리가 없어서 그냥 여기에 작성한다.

기념일은 서로의 생일, 결혼기념일, 크리스마스 정도 챙기는 편이다. 밸런타인, 화이트데이 같은 건 상황 봐서.

뜬금없이 뭔 3000일 기념인가 싶긴 한데, 3월 26일 금요일, J랑 사귄 지 3000일이 되었다.

D데이 어플을 사용해서 기념일들을 챙기는 편인데, 이건 챙기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우연히 발견했을 때가 2999일이었다. 숫자가 딱 떨어지는 3000일이라서 그냥 자그마한 케이크 하나 샀다.

세상 태어나서 처음으로 전화로 케이크를 주문했다. 퇴근하면서 픽업했다.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싶기도 하고...

1월에 결혼 5주년이어서 편지, 선물, 꽃 등 준비를 했었다.

준비를 하면서도 벌써?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둘이서 사귀고, 결혼하고, 애 낳고 키우면서 벌써 8년이란 시간이 흘렀다니...

추억이 쌓이면서 당연히 그만큼 시간이 흐르는 것 일터인데, 

사는 게 바쁘고, 정신없다 보니, 시간의 흐름을 이럴 때 가끔 느끼곤 하는 것 같다.

 

이제 내 나이도 한국 나이로 40살인데, 조금씩 천천히 가면서, 뒤 돌아보고, 여유를 가져야 할 것 같다.

물론 일이나 육아도 지금까지 처럼 열심히 하겠지만, 리프레쉬할 수 있는 여유를 잊지 않도록.

 

아무튼 J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케이크랑 세 식구 사진을 찍었다.

이제 먹어볼까 하는 찰나, 쿵!!!

케이크를 케이크 상자 위에 올려 놓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다가 케이크 받침?이 미끄러지며 먹기도 전에 요지경 ㅋㅋ
당시의 상황을 나타내주는 케이크 토핑의 널부러짐. ㅋ 아깝다고 이것도 먹음. 

 토핑이 다 날아가버리고, 생크림에도 일부 소실이 있었지만, 기적적으로 케이크의 모양은 지켜냈다.

그리고 맛나게 먹었다. ㅋㅋ 3000일 기념으로 소소한 해프닝. 기억에 남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