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민 이야기

일본 이민을 준비하는 분들에게②

박씨 아저씨 2020. 10. 30. 20:50

너무 바빴다.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 보니...

애 키우고, 집안일하고 남는 시간은 모두 회사일 하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듯... 요즘...

지금도 3박 4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도쿄로 복귀하는 신칸센에서 포스팅 중이다.

 

이번 출장 관련해서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2020/10/31 - [일본 생활/회사 이야기] - 오랜만의 출장을 마치고...(3박 4일)

 

아무튼 일본 이민을 준비 중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두 번째 포스팅을 해본다.

하기 내용들은 20대 젊고 유능하거나,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겐 해당되진 않는 내용이다. 30대 중,후반에 일본 이민 및 바로 적응, 일을 해야 할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라서 작성한 나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Q1. 일본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일본어 능력은???

 

일본에서 일하는데 필요한 일본어 능력에 대해서 한번 떠들어 봤습니다. 
모든 질문들의 가장 우선이 되어야 할 것 같아서 이 질문을 뽑아 봤다.
업종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잘해서 손해 볼 것 없는 건 당연지사. 일본어를 정말 못한다면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
한국 회사의 현지 법인이라고 하더라도, 역시 일본에서 일하는 만큼 일본어가 떨어지면, 뽑을 이유가 어디에도 없다.

예를 들어보자.
한국에서 일을 하는데, 자유롭게 메일, 문서 작성, 각종 자료 작성, 전화 응대가 안 되는 사람과 일을 할 수 있을까??
당연하다. 기본적인 것들이 일본어로 불가능하다면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진 못할 것이다.
들리는 만큼, 쓸 수 있는 만큼, 말할 수 있는 만큼의 직장을 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건 뭐 팩트. 진리.

여러 포스팅에서 이야기 하지만, 적어도 JLPT1급 이상. 메일, 문서, 전화 응대 가능 수준. 이게 최저 라인이 아닐까...
물론 노리는 회사와 업무의 내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기본적인 게 불가능하면 좋은 회사는 어렵다 싶다. 한국에 있을 때의 상식으로 생각하면 편할 듯. 한국어, 영어를 못하는 외국인을 한국의 어떤 회사가 뽑을지.
상대방(회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Q2. 나 같은 사람도 영업 일 할 수 있을까?

 

내가 영업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이 질문을 뽑아봤다. 그리고 난 스스로 영업에 맞지 않는 성격이라고 생각되기에 나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참고하길 바라서, 이 질문을 뽑아 봤다. 난 보통보다는 좀 더 내성적인 타입의 인간이다. 그리고 웬만하면, 집 밖에는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가능하다면) 집에서 그냥 평생 뒹굴뒹굴하고 싶은 인간.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전화를 받는 것도 거는 것도 너무 싫다. 웬만하면 메일이나, 문자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게 좋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싫은 소리 하기도 싫고, 거짓말하기도 싫고, 뭔가 권유하고 하는 것도 싫다.

그런데 나도 영업 일을 하고 있다. 곧 만으로 6년째가 된다. 한국에서 3년, 일본에서 3년. 몇 년 전 전시회 때 우리 부스에 왔었던 어떤 회사, 어떤 누군가에게 약속을 잡으려고 전화를 건다거나, 고객사에 방문해서 적게는 한두 명, 많게는 100여 명 앞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한다거나, 전시회 참석한 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특정 업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제안서를 작성하고, 제안하며, 신규 안건을 수주하거나 하는 등....

나도 한 사람의 영업 사원으로서 제품을 PR 하고 매출을 높이고,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일련의 영업 활동을 문제없이 진행하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가능한 것은 아니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크게 어려움 없이 일을 하고 있다. 하고 싶은 말은... 영업이라는 일이 특정 사람들만 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 누구나 의지가 있고, 노력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영업이라는 게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 해가면서 물건을 팔아먹는 저렴한 느낌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런 회사도 있다. 분명. 그래서 그런 회사 말고 제대로 된 회사에 들어가야 오래 동안 보람되게 일 할 수 있다.(규모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객의 니즈를 예상하고, 그 니즈의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제안을 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상당히 재미있고, 보람되고, 즐겁기만 하다. 허풍을 치고, 거짓말을 하는 영업 방식은 재미없고, 불안하고, 오래가지 못한다. 따라서 재미있고, 즐겁게, 보람되게 일 할 수 있는 업종,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본어 능력이 필수다. 경력이 없다면 들어가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어딘가에 분명 기회는 있을 것. 시간을 갖고 도전해 보길.

개인적으로 영업일 알아볼 때 주의하길 바라는 업계는 아래와 같다.
부동산, 인재, 미용, 광고 등 경쟁도 치열하고,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며, 허풍도 쳐야 하는 분야.... 단가로 후려쳐지는... 그리고 대리점, 일반 상사 등도 별로 추천하지 못하겠다. 제품과 기술을 갖고 있지 않고, 어딘가에서 물건을 떼다가 이윤만 좀 더해서 판매하는 곳들.... 재미도 없고, 하는 짓들이 상당히 치졸하다. 일본에서 영업을 하다 보면 商流(쇼류)라는 말을 듣게 될 텐데... 이게 참 답답하고, 바보 같은 면이 참 많다.  소매점, 도매점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편하긴 한데, 아무 제품력, 기술력도 없는 회사들이 중간에서 몇 개나 끼어서 마진만 받아먹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건 따로 포스팅하고 싶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아래의 이전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2020/10/30 - [일본생활/회사 이야기] - 회사 이야기 -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Q3. 맞벌이를 해야 할까? 외벌이로는 힘들까?

https://youtu.be/8VQkXaz8Hl4?si=ecruNW4souhRfgoc

도쿄 한달 생활비를 포함해서 맞벌이에 대해서 한번 떠들어 봤습니다.
한국이 아니라, 일본 이민의 메리트는 맞벌이가 가능해서가 아닐까 싶다. 나도 한국에 있을 때는 J가 일하길 원치 않기도 했고, 나 혼자 벌어서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고 생각을 했었다. J가 한국말도 공부하고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있어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아무튼 혼자 벌어도 둘이서 먹고 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꼬박꼬박 저축도 하고, 보험도 들고, 중간중간 여행도 좀 다니고... 그런데 여유 있는 생활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저축도 기껏해야 한 달에 100만 원 정도에 내 용돈도 달랑 한 달에 5만 원이었다. 아기가 태어나고, 교육시켜 나아갈 것을 생각하면, 혼자서 벌어서는 어림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몸도 정상이 아니다 보니, 언제 병원 신세를 지게 될지... 그 비용은 또 어떻게 감당할지 등... 뭐랄까, 풍족하지 못했고, 미래에 대한 불안이 많았다.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도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엔 어려 모로 불만도 많았고....

그래서 일본 이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금 상황을 좀 적어보자면... 일본으로 온 다음에는 돈걱정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단 한 번도. 이건 백 퍼센트 J의 덕분이다. 일본에서 처음에 받던 급여는 한국에서 받던 급여랑 큰 차이가 없었다. 아니 되려 적어졌다.(전체 금액은 비슷한데, 일본이 세금을 더 떼다 보니 세후 금액이 더 적었다) 그런데 일본은 보너스가 별도로 있으니, 결과적으로는 한국보다 더 받았다. (물론 지금은 3년이나 지났고, 보너스도 더 많아졌기에 비교가 안된다.)

거기에 J가 10년 다녔던 회사로 그대로 1년 만에 복귀를 했기에, 기존에 받던 급여를 거의 동일하게 받을 수 있었다. 이게 정말 큰 요인이다. 내가 돈 걱정을 모르고 살게 된 가장 큰 요인. 물론 J가 나보다 훨씬 더 많이 받는다. 대기업에 10년 이상의 커리어에 프로젝트 매니저다 보니, 상당히 받는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보너스 금액. 아무튼 맞벌이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경제적인 윤택함이 있어서 그런지, 아마도 둘 다 정년퇴직할 때까지 맞벌이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너무나도 운 좋게 능력 있는 아내를 만나서 호강하는 걸 자랑하고 싶은 게 아니라....
금전적으로 안정되지 않으면, 특히 이민 초기에 금전적으로 스트레스가 있다면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회사일, 일본 문화, 일본 생활 등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인데, 돈문제까지 겹치면 상당히 힘들 듯. 상대가 일본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참 힘들듯... 상상하기도 싫다.

현지 적응이 그리 간단한지 않은 게... 특히 나처럼 일본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은 더욱더 그럴 것이다. 난 일본 회사에서 약 3년간 근무 경험도 있었고, 일본 사람들과 일본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을 했으며, 일본어로의 업무 경험(일본어로 모든 업무 가능), 일본어 능력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일본 드라마 에피소드 기준 2000편 이상 봤고, 일본 여행 한 25번 정도 다녀왔고... 나름 일본에 대해서 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좀처럼 쉽지 않았다. 

성공적인 현지 적응, 정착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금전적인 여유와 아내 혹은 남편의 서포트가 절대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난 맞벌이가 좋지 않을까 싶다. 

 

작성해 놓고 보니... 이런 게 도움이 되려나 싶어 진다. 글을 지워버리려다 일단 올려본다.;;

일단 생각나는 것은 이정도?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주 지역에 관한 이야기와 인프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