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 잡소리

나이 40에 생각해 보는 취미란?

박씨 아저씨 2022. 1. 2. 23:13

제대로 된 취미 생활이 뭔지를 잘 모르겠어서, 이야기가 성립이 안될 수도 있는데... 나이 먹고 생각해 보니, 내 취미가 뭔지 모르겠다. 요즘 사는 모습을 생각해 보면 그냥 뒹굴뒹굴 시간 낭비하는 게 취미인가? 싶기도 하다. 원래는 블로그로 소소한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아내와 딸내미의 사진을 정리하고, 좋아하는 게임도 간간히 즐기고, 영어 공부도 좀 하고, 산책도 하고... 뭐 이런 걸 좋아했던 것 같다. 아, 집안일 하는 것도 참 좋아라 한다.

아무튼 그 중 요즘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집안일 밖엔 없는 것 같다.(물론 회사일, 육아는 기본으로 다 하고 있다.)

생각 이상으로 육아, 가사, 회사일을 모두 잘 하는게 쉽지 않다는 핑계로, 주어진 시간을 흥청망청 사용하는 듯...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뭔가 재미난 일도, 흥미로운 일도 없고, 나태하고, 게을러진 것 같다. 바쁘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약 2시간 반 정도는 온전히 나의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을 전혀 활용을 못 하고 있다.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 외에는 하는 게 없다.

그 좋아하는 게임도 안하는것도 참 이상하다. 포스팅을 하려고 해도 뭔가 부담스럽고... 게임도 어차피 시간이 많지 않으니 애초에 시작을 안 하려 하고... 취미란 게 숙제나 일이 아닌데,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무엇인가를 못하고 있다. 뭔가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일처럼 느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괜히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일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싫어지고... 뭔가 악순환... 뭔가 이 기분을 잘 설명을 못하겠는데...

그냥 재미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인생이. 돈도 필요한 만큼 있고, 안정적이고, 즐겁고, 행복한데, 개인의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와이프가 딸내미랑 처갓집에 2박 3일간 갔다. 만 2일간의 시간 동안 푹 쉬라는 아내의 배려다. 물론 딸내미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시간을 주는 것도 목적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감사한 배려에도 불구하고... 그 만 2일간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을 못하는 것 같다는 한심함? 같은 게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집에서 혼자서 한 거라고는 영화 두편 보고(그것도 이미 봤던 신과 함께 1, 2), 유튜브 방송 들으면서 집안 대청소하고, 낮잠 한 3시간 잔 거 말고는 딱히 없다. 아, 슈퍼에 잠시 다녀오긴 했다. 집안일이 취미인가? 대체 왜 이러나 싶다. 무엇인가 즐겁고, 재밌고, 하고 싶은 일을 정기적으로 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삼고,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그 무엇. 그것이 취미가 아닐까 싶긴 한데... 나에게 그것은 집안일인가? ㅋㅋ 

젠장,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새롭게 무엇인가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에 대한 공포? 같은 걸 느낀다. 원래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일본온지 만 4년, 그리고 맞이한 5년 차. 모든 게 안정적이고, 행복하지만, 가족이 아닌 개인의 행복, 즐거움도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새삼 느낀다. 친구가 없는 이곳에서 그것은 더욱 필수가 아닐까 싶다.... 뭔가, 최근 느끼는 무기력감 같은 걸 정리해보고자 몇 글자 적어 보긴 했는데....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