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맞벌이, 맞돌봄, 맞살림의 하루 일과

박씨 아저씨 2023. 7. 1. 20:26

아내는 99.9% 재택근무. 나는...한 80%정도? 재택근무 중인지라, 아침 시작이 출퇴근 시간이 있는 집에 비해서 상당히 늦다. 그리고 야근 같은 것은 무관한 삶을 살기에 저녁 또한 여유있게 준비할 수 있다. 나중에 되면 어땠는지 기억을 못 할 것 같아서 한번 정리를 해 본다. 

 

평일의 경우

7시~7시반 기상
세식구가 동일한 시간에 일어난다. 일어나자마자 아내 혹은 내가 아침 준비를 한다. 아내가 나 보다는 아침 준비를 좀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7 대 3 비율? 뒷정리는 대부분 내가 다 한다. 참고로 난 아침을 안먹는다. 메뉴는 대충 빵, 시리얼, 우유, 과일,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국, 나물, 볶음 같은 걸 곁들인다. 간단하게.  

7시반 ~8시45분 아침식사, 보육원 갈 준비
보통은 NHK교육방송이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밥을 먹인다. 입고갈 옷이랑 보육원에서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밥 먹이는게 끝나면 옷을 갈아입히고 나갈 준비를 한다. 간단하게 썼지만, 간단하지 않은 과정이다. 잘 먹어줄리 없고, 순순히 옷을 갈아입어 줄리가 없다. 아무튼 잘 달래서 먹이고 나갈 준비를 한다. 대략 8시 45분즈음 아내가 딸내미를 대리고 보육원으로 향한다. 보육원은 걸어서 도보 3분 거리. 아침엔 아내가, 오후엔 내가 보육원 담당이다.

8시 45분 ~ 9시 뒷정리, 출근 준비
설겆이하고, 대충 정리하는데 10분정도 걸린다. 커피를 내리고 출근 준비를 한다. 준비랄 것도 없다. 그냥 잠옷 바람으로 세수하고 자리에 앉아서 컴퓨터 켜는게 다다. 

9시~17시 회사일

17시5분 보육원에 딸내미 대리러 간다.
내 근무시간은 아침 9시 부터 저녁 18시 까지 인데 아무튼 중간에 딸내미 대리러 간다. 중간에 이거저거 보면서 오기 때문에 한 15분 20분 걸린다. 그래서 집에 오면 17시 20분정도 된다. 

17시20분~18시 저녁준비
이건 교대로 한다. 내가 출장을 가거나, 고객사에서 늦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면 교대로 한다. 내가 1년에 출장을 가는 횟수가 10일정도? 국외 출장이 있으면 20일정도? 그거 빼면 대부분은 교대로 한다. 

18시~19시 저녁식사
딸내미가 곧 세살이 되는지라 혼자서도 잘 먹는데, tv보느라 정신이 없어서 먹는 속도가 늦거나 혹은 편식을 하다보니 가지 같은거, 피망 같은거 입에 넣어주기도 하면서 아무튼 저녁 먹는거 서포트 해주면서 밥 먹인다. 이건 보통 아내가 한다. 난 뒷정리를 주로 한다. 설겆이나 싱크대 주변 정리, 배수구 음식물 제거, 쓰래기 버리기, 분리수거 같은거. 나중에 정리하는게 싫어서 아내랑 딸내미 밥 먹을 시간에 이거저거 정리를 한다.

19시~20시 딸내미랑 아내의 목욕시간
이 시간에 딸내미랑 아내가 목욕을 한다. 일본이다보니 매일! 매일! 욕조에 몸을 담근다. 딸내미 씻기는 건 아내가 한다. 99퍼센트. 씻기고, 머리 말리고, 크림 같은 거 발라주고 딸내미를 내 보내준다. 그러면 내가 받아서 기저귀, 옷 입히고, 작은 간식(젤리 같은거) 먹이고, 양치질, 치실로 마무리를 한다. 

이 시간에 난 뒷정리가 빨리 끝나면 약 20분 정도 거실에 누워있곤 한다. 키가 커서 싱크대에서 일하다보면 싱크대가 많이 낮다보니 항상 허리가 아파서...나이가...ㅋ 아무튼 뒷정리 하거나 20분정도 누워있다가, 딸내미 나오면 대응한다.

8시 나는 샤워, 딸내미랑 아내가 노느 시간.
샤워하면서 욕조 청소를 한다. 매일 해야 한다. 이건 90퍼센트 내가 한다. 참고로 난 욕조에 들어가지 않는다. 지병이 있어서 건강상 좋지 않기도 하고, 한국 사람인지라, 매일매일 들어가야 할 필요성 같은 것을 느끼지 못하기에...가끔 몸을 좀 뜨끈하게 지지고 싶을 때 들어가긴 한다. 1년에 두세번. 아무튼 청소하고 샤워하는데 대충 20분~30분 소요.

내가 샤워하는 동안 아내랑 딸내미의 저녁 놀이시간이 시작이다. 레고, 인형놀이, 소꿉놀이, 동물도감, 그림책 같은걸로 논다. 양치질이 끝난 다음에는 유튜브 같은 동영상, tv는 꺼버린다. 

8시반~9시반다같이 노는 시간.
세가족이 다 같이 노는 시간이다. 대략 8시 반에서 9시 반까지 같이 논다. 9시에 거실 불을 끄긴 하지만, 그래도 계속 논다. 

9시반 아빠 바이바이
내가 있으면 딸내미가 더 놀고 싶어해서 난 9시 반까지만 놀아주고 내 방으로 온다. 내가 코를 많이 골아서 한 2년 전부터 따로 자고 있다. 나 때문에 중간중간 딸내미가 일어나기도 한다고...ㅋㅋ 대략 9시 반에서 9시 50분 사이에 바이바이 한다. 그래도 딸내미는 아내랑 계속 놀고 싶어한다.

10시 취침
대략 10시 전후로 잔다. 요즘은. 보육원에서 낮잠을 한 두시간 자다보니까 그렇긴 한거 같은데...대충 이런 패턴이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10시에 잔다. 10시 부터가 부모들의 자유시간이랄까. 그런데 둘다 저질 체력이라서, 아내도 딸내미 재우고 나면 피곤해서 같이 자버리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길게 버텨봐야 12시 정도라서 2시간 정도 개인 시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잠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길게 자주는 편이다. 가끔 12시나 새벽 5시 즈음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한 30분정도 놀다가 다시 자는 듯. 이건 아내가 100퍼 대응을 해준다. 

 

대충 이정도 인가? 

주말엔 보육원 시간을 모두 딸내미와 보낸다. 수족관, 박물관, 키즈카페 같은 곳, 근처 공원, 근교 나들이, 동물원 등등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한다. 이러다보니 주말이나 여름 휴가 같은게 딱히 반갑진 않다. 애 키우면서 느끼는 거지만, 세상에서 회사 일 만큼 쉽고 편한게 있나 싶다. 애 키우는게 너무 힘들다. 

출퇴근 하면서 애들 키우는 부분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다. 우린 운 좋게도 둘다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꼭두 새벽에 일어나서 식사 준비하고, 출근 준비하고, 애들 먹이고, 준비시켜서 보육원 보낼거 생각하면...너무 무섭다. 지금도 힘든데 얼마나 힘들까 싶다. 지금의 삶에 감사할 따름이다. 

아무튼 대충 맞벌이, 맞돌봄, 맞살림 가정의 하루를 정리 해봤다. 삶이란게 이런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