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는 이야기

도쿄 거주 맞벌이 부부의 생활비 지출 내역(이민 1년차)

박씨 아저씨 2021. 4. 18. 14:14

이 전 글에서 이민 1년차의 수입과 지출을 확인해 봤다. 이번에는 1년차의 생활비 내역에 대해서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당시에는 나와 와이프 둘만 있었기 때문에 지금과는 소비패턴이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일단은 2018년도 전체 지출 내역을 12개월로 나눠서 아래와 같이 항목별 평균 금액과 항목이 차지하는 비율을 정리해 보았다. 

 

2018년도 월별 평균 수입과 지출

2018년도 월별 평균 수입과 지출
월별 평균 수입  ¥       678,511
월별 평균 지출  ¥       486,155

 

2018년도 월별 평균 생활비와 항목별 비율

항목 월별 평균 사용 금액 비율
주택  ¥       111,637 22.96%
용돈  ¥         72,366 14.89%
식비  ¥         37,523 7.72%
보험  ¥         23,497 4.83%
생활용품  ¥           9,823 2.02%
가스비  ¥           3,890 0.80%
수도세  ¥           2,297 0.47%
전기세  ¥           6,083 1.25%
통신비  ¥           9,182 1.89%
의복, 미용  ¥         24,929 5.13%
여행  ¥         86,085 17.71%
취미  ¥           1,752 0.36%
가전, 가구  ¥           7,624 1.57%
기타  ¥         89,468 18.40%
합계  ¥       486,156 100.00%

 

주택(월별 ¥111,637, 비율 22.96%)
처음에는 사이타마현 미나미우라와 라는 곳의 UR맨션에 살았다. 미나미 우라와 역에서 약 도보 8분 거리. 맨션 크기는 약 65㎡정도 사이즈에 2DK에 한달에 약 11만엔 정도 였다. 매달 100만원이 넘는 돈을 월세로 내고 있는 게 한국인인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낭비라고 느껴졌다. 어차피 낼 돈이면 그냥 맨션을 사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미나미우라와에서 시나가와까지 통근 하는게 상당히 피곤했다. 지하철 시간은 약 55분정도였지만, 걷는 시간, 대기 시간을 합치면 대략 1시간 20분에서 30분정도 걸리는 거리다. 매일 약 3시간의 시간을 통근에 낭비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몸도 피곤해서 맨션 구입, 이사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8년 12월말에 사이타마에서 도쿄 분쿄구로 맨션을 구입하고, 이사했다. 그 후로도 대출금액을 갚느라고 약 11만엔(맨션 관리비 포함)정도 매달 지출하고 있지만, 내 재산이라서 역시 기분이 전혀 다르다. 아무리 맨션 값이 떨어진다고 한들 도쿄 한복판의 건물인지라, 단돈 얼마라도 남을 것이라 예상 됨.

 

용돈(월별 ¥72,366, 비율 14.89%)
한달에 4만 5천엔 정도 받고 있다. 돈을 쓸일이 없다보니(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별도 취미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이 쌓인다. 그 돈으로 와이프 선물을 사주곤 한다. 물론 돈 모아서 노트북을 사기도 하고, 게임 소프트웨어를 사기도 한다. 약 2만엔 정도는 점심값으로, 나머지는 그냥 필요한거 사고 하는 식으로 사용한 것 같다. J도 4만5천엔 동일한 용돈이 산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약 2만엔 정도 밖에 사용하지 않은 듯. 남는 돈은 그냥 생활비로 돌려서 사용.

 

식비(월별 ¥37,523, 비율 7.72%)
맞벌이긴 했어도, 저녁은 거의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 어쩌다가 한번 외식을 하긴 했지만, 정말 거의 대부분은 집에서 만들어서 먹었다. 특히 주말에는 세끼를 모두 만들어 먹고, 깍두기나 밑반찬 류를 항상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메인 요리만 만들어서 같이 먹는 식으로 했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요리 실력, 칼질이 많이 늘은 것 같다. 배달 음식이라는게 많지 않은 일본이라서 더욱 집에서 자주 만들어 먹었던 것 같다.(2021년 현재는 우버잇츠 등의 배달 서비스가 수도권 중심으로 늘어난 상황.)

 

보험(월별 ¥23,497, 비율 4.83%)
나는 기왕증이라고 할까. 기존에 갖고 있는 질병, 유전병 이력이 있어서 왠만한 보험에는 들지 못한다. 그래서 보험을 거의 들지 않았는데, 아무튼 생명보험, 실비보험으로 해서 대략 한달에 2만3천엔정도 지출. 지금은 아이가 태어나고, 집도 사고 해서 보험은 더 많이 늘어났을 듯.

 

생활용품(월별 ¥9,823, 비율 2.02%)
티슈, 화장지, 치약, 칫솔, 샴푸, 린스, 컨디셔너, 각종 청소용품 등등...일상 생활에 꼭 필요한 용품들에 지출한 금액이다. 대략 한달에 1만엔 정도. 드럭스토어에서 사다보니, 과자나 음료 같은 것도 함께 집계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그냥 참고 정도만 하자. 일부러 절약을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주변에 슈퍼, 마트, 드럭스토어 등 여러 곳이 있으면 한곳에서 모두 사는 경우가 없다. 용품별로 저렴한 곳에서 사게 된다. 별 비싸지도 않은 돈인데도 불구하고, 왠지 생활용품은 엄청 아끼게 된다.

 

(광열비)가스, 수도, 전기세(월별 ¥, 비율 %)
수도세는 두달에 한번, 가스와 전기세는 다달이 납부한다. 광열비 합계가 대략 한달에 1만2천엔정도다. 이 부분은 한국보다 비싼 것 같다. 일본집은 온돌 같은 이시대 최고의 난방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없다. (있어도 집의 일부분만 있거나) 그런데도 가스비만 5~6천엔정도 나오는 듯. 아마도 욕조용 물을 데우는데 가스가 많이 사용되는게 아닌가 싶다.(잘 모름)이 부분도 아껴본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그런데 겨울에 너무 추워서 창문에 뽁뽁이를 붙이거나, 창문틈새에 스펀지 테이프를 붙이거나 해서 방한대책을 세우곤 했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통신비(월별 ¥9,182, 비율 1.89%)
이것도 굳이 아끼려고 한것은 아니었지만, 빅글로브라는 메이저 인터넷회사에서 회선을 빌려서 서비스를 하는 회사와 계약을 해서 인터넷, 핸드폰 2대를 사용했다. 아무래도 저렴하다보니 커버리지가 좁거나 해서 잘 안터지는 곳이 있거나 하는 경우가 있긴하다. 하지만 뭐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그닥 상관이 없다. 그냥 인터넷이 문제 없이 되면 되므로 저렴한 통신사로 지금도 사용 중. 

 

의복, 미용(월별 ¥24,929, 비율 5.13%)
내가 키가 좀 크고 해서 몸에 맞는 옷이 별로 없다. 밖에서도 잘 살 수가 없다. 그래서 있는 옷으로 그냥 산다. 한번 옷을 사면 다 해져서 떨어질 때까지 입는게 보통이다. 아직도 15년전 샀던 파카를 입고 다니고, 보통 갖고 있는 옷들의 연식이 상당하다. 헤어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어서 그냥 짧게 자르고 헤어젤로 고정하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그러다보니 비싼 미용실에는 아직 가본적이 없다. 그냥 집 근처의 1000엔 미용실 같은 곳에서 그냥 대충 자른다. 요즘 다니는 곳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싹둑싹둑 10분만에 잘라주는 곳인데, 나쁘지 않다.

아무튼 그렇다보니 의복, 미용비용으로 지출할 일이 별로 없다.  매달 ¥ 24,929엔 정도라고 평균 금액을 올려 놓긴 했는데, 여기에는 정장 두벌, 맞춤 셔츠 세벌, 스위스 하이킹용품 등을 구매하느라고 금액이 많이 지출된 부분이다.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지출이 없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개인차가 상당할 듯. 

 

여행(월별 ¥86,085, 비율 17.71%)
2018년도에는 여름휴가로 스위스 일주를 포함 홋카이도, 대만, 한국 2회 등 여러곳을 다녀왓다.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해서 시간이 나면 해외로 가려고 하는 편이다. 당시는 아직 아기를 갖기 전이라서 더욱 많이 다닌 듯 하다. 전체 여행에 사용한 비용이 대략 100만엔 정도다. 그 중 7할 정도가 스위스. 나머지가 홋카이도, 대만, 서울 2회다. 그러다보니 월별 평균 지출 금액이 상당히 높게 나온 듯 하다. 

 

취미(월별 ¥1,752, 비율 0.36%)
한 1년에 두번 정도 J랑 카라오케를 가거나 영화를 보거나 했던 비용을 이쪽으로 넣었다. 그냥 먼지 같은 금액이다. 취미 관련해서는 자세하게는 집계를 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서로 용돈이 있다보니, 그 돈으로 잡지를 사서 보거나, 게임 소프트웨어를 사거나 하는데, 그 돈은 어차피 용돈으로 지출한 것이기 때문에 따로 집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전, 가구(월별 ¥7,624, 비율 1.57%)
초기에 가구, 가전을 샀던 비용이 있긴 한데, 이쪽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유는 2017년 말에 이미 지출을 했기 때문이다. 여기의 데이터는 2018년 4월부터 이기 때문에 이전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민 초기에는 각종 가전, 가구를 장만할테니, 그 비용은 감안하는게 좋을 것 같다. 이쪽 비용에는 수납용품 및 로봇 청소기, 공기청정기 정도가 포함된 것 같다.

 

기타(월별¥89,468, 비율18.40%)
이 부분은 일단 넣어두긴 했는데, 제대로 집계가 안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제외시켜도 참고하는데는 문제 없을 듯 하다. 아무래도 현금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곳에 지불한 부분들인 것 같은데, 세세하게 많아서 집계하기가 어렵다. 이건 그냥 패스. 

 

2018년도 월별 평균 지출 금액 상세 내용을 확인해 봤다. 기타 비용을 제외하면 이민 1년차 월별 평균 지출 금액은 대략 40만엔이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아낀 부분도, 사치스럽게 사용한 부분도 있으므로 각자의 소비패턴을 고려하여 참고하면 좋겠다. 결론적으로 이 평균 지출 비용 이상으로 벌지 못한다면 우리는 일본에서 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상당히 팍팍해질 듯.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지금 처럼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자 한다.

다음 글에서는 통계를 통해서 일본에서 얼마를 벌어야 3인 가족이 먹고 살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길 바람.

2021.04.18 - [일본 사는 이야기] - 얼마를 벌어야 일본에서 생활이 가능할까?(3인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