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이야기 21

(D+14) 일희일비. 멘붕의 연속.

육아 8일차. 밤 12시 수유 타임을 앞두고 잠이 오지 않아서 몇 글자 적어본다. 초반 4일과 최근 4일의 상황이 천양지차다. 초반에 생각보다 잠도 잘자고, 뭔가 예상대로 돌이가는 느낌이었는데, 최근 4일은 정밀 피가 마르고, 멘탈을 챙기기가 어려웠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자신이 생겼다가, 잃었다가를 반복하고 있다. 여성 혼자서 또는 대부분의 육아 및 가사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아마 멘탈이 아무리 강해도 쉽지 않을 듯. 특히 첫애. 왜 안자고 보채는지 왜 숨넘어가게 울어재끼는지 얼굴에 여드름 같은 건 괜찮은 건지 왜 이렇게 응가를 많이, 자주 하는지 왜 이렇게 수유텀이 짧은지, 더 먹여도 되는지 . . . 처음2-3일읔 스킬을 익히는 과정이라면 그 후 부터는 진짜 육아로 접어드는 것 같다. 항상 가슴 조리..

육아 이야기 2020.08.09

(D+11)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회사 다닐 때도 그렇지만, 어딘가에 집중하고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후딱 지나곤 하는데, 요즘은 유독 더 그런 것 같다. 임신, 출산을 통해서 고생한 아내가 몸을 잘 추스르고, 회복하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나는 현재 육아휴직을 하고 있고, 집안 일과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이렇게 오랫동안 회사 메일을 열어보지 않았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눈코뜰새없이 오롯이 육아와 집안일에 집중하고 있다. 산후조리원 문화가 거의 없는 일본이라서 알아서 회복을 잘해야 한다. 딱히 내가 뭔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집안일 하지 못하게 하고 몸에 좋은 것 해 먹이고, 육아를 같이 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으므로 그걸 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그래봐야 고작 10일.(여름휴가 포..

육아 이야기 2020.08.06

(D+9) 응급실에 다녀오다.(황달 증세)

부모가 되는 것은 처음인지라, 이래저래 걱정도 많고, 이만저만 불안한게 아니다. 아마 첫 아이를 갖는 모든이들이 그러하리라. 조금만 이상하면,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가장 안좋은 상황을 예상하기도 하고, 행여나 아기가 옆으로 자다가 이불이나, 팔에 호흡이 곤란해지진 않을지 걱정도 되고, (수도 없이 확인, 또 확인한다.) 응가나 소변을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적게 봐도 이게 무슨 병은 아닌가 걱정되고, 모유(또는 분유)를 너무 많이 또는 너무 적게 먹어도 걱정이고, 너무 잠을 많이 자도 걱정이고, 안 울어도 걱정이고... 할일도 많아 죽겠는데, 걱정까지 종합선물세트. 아무튼 그런 와중에 얼굴이나 눈 흰자위 색깔이 옅은 노란색으로 보이는 현상이 지속되고 하다보니 걱정이 되서, 병원에 전화로 상담을 하고..

육아 이야기 2020.08.04

(D+6) 육아가 시작되다. 부모가 되는 것은 누구나 처음이다.

생후 날자를 수정했음. 정확히 4일 전, 7월 26일에 태어난 딸내미가 와이프와 퇴원해서 집으로 들어왔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진통, 출산, 입원 모든 과정에 함께하지 못하고 집에서 마음만 조리며, 와이프와 딸내미 맞을 준비로 분주하게 시간을 보냈는데... 그때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정신없이 육아생활을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아기의 리듬에 맞춰서 생활을 해야 하다 보니, 적응에 힘이 들고 잠도 부족한게 사실이다. 산후조리원 같은 시스템이 없는 일본이기에 그동안 고생한 아내가 몸 상하지 않고 잘 회복할 수 있길 바라기에 허리 펼 짬도 없이,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열심히 집안일, 육아를 함께 하고 있다. 분유 먹이기, 기저귀 갈기, 목욕 시키기, 어르고 달래기 등 서툰 일들을 하..

육아 이야기 2020.08.01

코로나사태의 출산 :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실제로 출산할 때, 진통실이나, 분만실에 함께 할 수 있는 경우라도 남편이 아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없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병원 자체에 입회할 수 없는 상황은... 그런 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정말 아무것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저 걱정하면서 기다리는 것뿐... 아내와 아기가 돌아올 날을 위해서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빨래하고, 정리하고... 이런 것 밖에 없다. 옆에 있어주는 것도 못해주다 보니... 이런 거라도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빨리 시간이 가길 바랄 뿐...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한 동안 아내(J)와, 아기(S)의 한자 이름을 하염없이 쓰면서 그저 멍하니 있기도 했다. 진짜 하염없이 멍~하니... ..

육아 이야기 2020.07.26

출산 임박, 양막 파열(임신 40주차)

처음에는 조산이 되지 않길 바랐지만, 예정일이 다가오고, J의 배가 산만큼 불러오면서 얼른 태어나길 바라고 있었다. 사람이란 게 참... 아무튼 언제쯤 태어나 주려나 J와 기대반 걱정 반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새벽 2시20분경, J의 목소리에 눈을 떴다. 아직 진통이 없는데, 양막이 파열되어 양수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이다.(아마 조기 양막 파열이라고 하는 듯) "아, 드디어 나오는구나!!!" 허둥지둥 옷을 갈아 입고, 미리 챙겨둔 짐을 갖고 나갈 준비를 했다. 그 사이 J는 택시 회사에 전화를 해서 택시를 요청하고, 병원에 연락을 해서 언제 쯤 도착할지를 알렸다. 미리 준비해둔 모든 짐과 서류를 갖고 집을 나선게 2시 40분경.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는 진통 택시라는게 있어서, 미리 택시 회사..

육아 이야기 2020.07.25

육아휴직에 대해서...

곧 있으면 우리 딸 S가 태어난다. 이런저런 준비를 마친상태이긴 하지만...긴장되긴 한다. 솔직히 남자인 나로서는 아직 실감이 않나는 것도 사실.... 특히 코로나로 인해서 병실, 분만실 등 모든 곳에 남편인 나는 입실이 불가능하다. 오로지 J혼자서 그 무섭고, 지루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이른 시점부터 재택근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점도 있지만, 병실, 분만실 등에 입실이 불가능한 것은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 아무튼 7월 29일 예정일을 앞두고 이슬이 맺히기도 하고 하는걸로 봐서는 슬슬 S가 세상에 태어날 준비를 시작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이런 와중에 육아휴직에 대해서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한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육아휴직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산전, 산후..

육아 이야기 2020.07.13

출생신고...모르는 것 투성이...

S(곧 태어날 우리 딸 이름의 이니셜)는 J의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덧 10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이번 주부터는 언제 태어나도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J도 하루하루 불러오는 배로 인해서 거동도 힘들고, 숨도 차고, 손발도 엄청 붓고 고생이 참 많다. 아무튼 예정일이 7월 말이니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미리미리 준비 준비 중... 병원 관련 서류와 일본 내 출생신고 관련 서류는 J가 준비를 해 줬다. 난 그 후의 한국에의 출생신고를 위한 서류와 방법 등을 인터넷으로 확인했다. 오늘 미리 작성을 좀 해봤는데, 역시 어렵다. 한국에서 해도 생소하고 어려운 일일 텐데, 외국에서 하니 더 생소하고 막막함을 느낀다. 주소는 한글 발음으로 써야 할지, 일본 발음으로 써야 할지... 세대..

육아 이야기 2020.07.05

한일 부부의 아기 이름 짓기

국제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부모 각자의 나라에서 출생신고를 해야 하고, 출생신고서에는 이름을 기입해야 하므로 아마도 각자의 나라에 맞춘 이름을 짓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한국에서 한일커플 모임을 자주 했었기 때문에, 아이들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 경험이 있다. 그 때 부터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동시에 사용 가능한 이름으로 지어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만약 한국에서 사랑이면 일본에서도 사랑(サラン)으로 지어서 양국에서 동일한 이름으로 불리길 바랐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을 듯. 하지만, 그게 쉽지 않은게 사실. 자기 나라 이름 짓기도 어려울텐데... 양국에서 같이 사용하고자 하면...쉽지 않았다 정말... 아무튼 J랑 서로 짓고 싶은 이름들을 남녀 상관없이 나열을 ..

육아 이야기 2020.05.29

육아 일기를 써봐야 겠다.

일본생활 카테코리에 육아 이야기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곧 태어날 우리 아기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놔야 겠다 싶었다. 현재 임신 8개월차로 J가 참 고생이 많다. 예정일까지 62일? 정도 남았는데, 아직도 실감이 않나는게 사실이다. 한 두달 전에 딸인 걸 알았다. 원하던 대로다. ^^ 아무튼 건강하게만 태어나길 바란다. 진심으로. 절대로 많이 바라는 부모는 되고 싶지 않지만...그렇게 되겠지?;;;; 아무튼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되고...복잡하다. 하지만, 행복한 것만은 사실이다.

육아 이야기 2020.05.28